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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중고등학교 시절부터 역사는 좀처럼 흥미가 없었다. 지금도 지역과 인물과 단체와 국가의 이름이 쏟아져 나오는 걸 보고 있자면, 그런 글자 덩어리들은 전혀 감흥이 없다. (더군다나 나는 이제 역사 시험을 볼 필요도 없다.) 다만 특정 시기나 주제에는 관심을 가지는 경우가 많았는데, 다른 어떤 것을 더 잘 알기 위해서 필요했거나, 그도 아니면 그냥 꽂혀서...-_-;. 예를 들면 르네상스, 미국건국사, 근대 중국사, 러시아혁명...요즘은 러시아전쟁 쪽이 땡기던데...암튼. 그러다가 최근에 와서 같은 이유로 서양사를 전체적으로 좀 알아야겠다는 필요를 느꼈다. 간단히 말하면 인간의 역사와 생각의 역사를 함께 공부해야겠구나...라는 때늦은 통감.

가만히 보니 강유원 선생의 이 책은 그런 주제의 간단한 서설로 적절한 듯 하다. 또한 이 책을 순서에 상관없이 가나다 순서로 엮으면 남경태 선생의 [개념어 사전]이 될 것이고, 커다란 두 개의 주제를 상세히 이야기하면 역시 남경태 선생의 [종횡무진] 시리즈와 최근에 나온 [철학]이 되는 게 아닌가 싶다. '통감'한 것 치고는 다이제스티브도 완전 대장 끝자락 근처까지 내려갔다 온 총정리판으로 거저먹으려고 드는구나 싶지만. 역시나 나의 비겁하기 짝이 없는 지적 접근방식은 나름의 효율성이 있다고 생각하기에...ㄲㄲㄲ.