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EXTER.

seeing. 2007/07/23 22: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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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건 [Heroes]보다도 일찍 봤었으니까 이제 와서 얘기하는게 뻘쭘할 지경.
최근 서점에서 덱스터 시리즈를 발견하고...아...내가 이걸 봤었지...라고 떠올리며...ㄲㄲ.

대부분의 경우 파이널 에피소드를 보고 난 다음의 감상은 만족이 아니라 안도, 허탈, 갈증...같은 것이다. 대개 갈등관계와 흥미가 최고조에 이르는 것은 마지막 2~3번째 에피소드 즈음이고, 마지막에 그걸 다 해소해주느냐 하면 그렇지도 않다. 꼭 닭고기 뼈가 목구멍에 걸린 것마냥 너저분. 요컨데 자체적인 완결성이 없다.

[24]처럼 각 에피소드별로 사건이 마무리되는 구조가 아닌 이상 니가 지금 보고 있는 건 드라마인데 어쩌라고...그럼 뭐 또 딱히 할 말은 없지만. (응? 요즘 포기가 빨라.) 그 낚시에 걸려 간절함을 얻은 자들은 다음 에피소드도 게걸스레 실시간 소비다운로드의 길을 걸을 것이요, 나 같은 자들은 뭐...포기가 빨라.

어쨌든, 그리하여 내가 드라마를 보면서 시즌2까지 진출한 기억은 최근엔 없다. 먼 옛날, [프렌즈], [앨리 맥빌], [섹스 앤 더 시티]...등. [프리즌 브레이크]는 시즌1이 끝나기도 전에 정나미가 떨어졌고, [히어로즈]도 시즌2 전혀 안 땡김. 이유는 간단한데, 나는 친구들과 앨리와 4인방들의 인생이 너무 궁금했기 때문이다. 그러니까 최소한 드라마의 경우에는 이야기가 아닌 캐릭터의 힘이 시간을 이긴다. 어느 정도로 이기냐면 끝나는게 너무 싫을 정도로.

이런 이야기를 하는 이유는 [덱스터]가 위의 모든 사항들을 뒤집어 주었기 때문이다. [덱스터]는 유일무이하게 마지막 1초까지 (혹은 그 1초가 가장) 좋았던 드라마다. (덱스터의 마지막 상상씬은 거의 감동적이다.) 또한 사랑스런 캐릭터에도 불구하고 그를 아낌없이 그의 세계로 돌려보내게 하는 이야기의 완결성을 갖추고 있다.

이건 좋은 책을 읽었을 때와 동일한 만족감이다. [덱스터]가 원작을 가지고 있다는 점이 여기에 영향을 미쳤는지는 책을 읽지 않은 내가 단정할 수 없겠지만, 아마 없지 않을 것이다. 또한 대형 방송사가 아닌 쇼타임 제작으로 애초 의도했던 12 에피소드로 마무리됐다는 것이 중요하다. (대형 방송사의 잡아늘리기가 어떤 결과를 낳았는지는 [프리즌 브레이크]를 보면 알 수 있다.)

나는 전례없이 즐거운 마음으로 시즌2를 기다리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