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거 통신 시절부터 현재의 인터넷까지,
답답하기 짝이 없는 싸움질이 끊이지 않는 이유를 단 하나로 정리하라고 하면.
동일시.라고 할 수 있다. 동일시란 뭔가. 따로 봐아할 걸 자꾸 같이 보는 것.

'봉사단'의 경솔함을 지적함은 곧 그들의 신앙과 인격, 그리고 위기에 처한 그들의 생명을 경시하는 잔인한 짓이요, 교회를 비난한 것이며, 더 나아가 개신교 전체를 매도하고, 심지어는 기독교를 부정하고 신을 모욕한 것이다.
피랍인들의 생명을 우선시할 것을 주문하면, 곧 국가와 국민에게 심려를 끼친 자들을 옹호한 것이요, 똥오줌 못가리는 개독교 신자임이 틀림없는 것이다.
(이 바닥에서 비난과 옹호는 주요한 키워드다. 비난과 옹호 사이에 절충지대는 없다. 전사들은 기억하라.)

요즘은 무엇보다 [디 워]가 난리.
음악, 방송, 영화 할 것 없이 평론이 여기에 끼이면 린치를 당하는 사람도 나오기 시작하는데.
정리하면 간단하다.

하나의 영화로서 [디 워]는 곧 심형래의 인격이고, 현재는 그것이 '대한민국' 자체로 나아간 상황.

[디 워]가 한 편의 영화로서 결격이 있다...라고 하면...
그는 곧 지난 몇 년간 심형래가 기울인 노력,
(노력!!! 또 하나의 주요 키워드. 우리 오빠가 얼마나 힘들게 만든 노랜 줄 아세요!!! 오빠는 연기에 최선을 다했어요!!!)
그가 충무로에서 받았던 긴 설움,
자신의 꿈을 이루기 위해 쏟았던 열정,
심형래라는 개인의 인격,
모두를 깔아뭉갠 것이 된다.

그것도 '객관적이지 못한' '자의적인 혼자만의 생각으로' '펜대나 끄적끄적 굴려서' '평론의 권력을 남용하여' '어디 지 일기장에나 쓸 잡문으로' 한 사람의 인생을 무시한 거다.
웹진은 고사하고 블로그에서 무슨 평론의 권력씩이나 갖췄는지 모르겠지만...그렇다고 한다.

근데 나는 한 번도 호평에 대해서는 그런 엄밀한 기준이 적용되는 것을 보지 못했다. 좋다고 하는 건 그냥 좋다고 하면 되는 모양이다. (짱!!!)

내가 보고 싶은 건, 글에 글로 답하라는 것. 악평이 영화를 보려던 사람을 안보게 만들만한 정도라면, 객관적이고 모두의 공감을 얻을 수 있는 글로 안보려던 사람도 보고 싶게 만들면 되지 않나. 개인에게 그것이 힘들다면 그런 글을 찾아서 널리 퍼뜨려라. (객관적으로, 근거를 들어서, 멋있게. 화이팅.) 글을 글로 누르는 것이야말로 손쉽게 코멘트 한두개 달고 낄낄대는 것에 비할 수 없이 통쾌한 일이요, 눌린 자에게는 말할 수 없는 치욕아닌가.

(과거 우리 과 전공수업에 타과생이 하나 들어와서 깝죽거리길래, 우리가 어떤 선배에게 짜증난다고 했더니. 선배는 한 마디만 했다. 실력으로 눌러, 찍소리 못하게.)


개인과 집단의 행동과 그 결과를 평가하는 것과 인명을 중히 여기는 것은 다른 문제다.
작품과 그것을 만든 사람, 그 주변의 제반상황을 분리하는 것은 평론에 있어 당연하다.
심형래 감독이 진짜 나쁜 인간인데 [디 워]가 괴수영화 역사에 남을 명작이라면 뭐라고들 할지 궁금하다.

ps. [디 워]의 경우 이전에 보아왔던 문화상품을 둘러싼 공방과 다른 점이 하나 있는데, 단순히 'good'과 'like'를 똑같이 '좋다'로 생각해서 벌어지는 또 하나의 동일시보다 복잡하다는 점이다. 심형래 감독은 지금 단순히 'like'의 대상이 아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