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IFF 2007] Control.

seeing. 2007/10/20 17: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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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
이 영화를 못 본다면 나에게 이번 PIFF는 무의미했다. [타이페이 스토리]가 예상보다 늦게 끝나는 통에 못볼 줄 알았는데, 대연동에서 남포동까지 기적적인 드라이빙으로 시간을 맞춰준 택시 기사님 땡큐.
한편 거의 딱 맞춰서 대영시네마 1관으로 돌입하는데, 방금 끝난 영화를 보고 나온 이들이 전력질주로 극장 밖을 향하고 있었다. -_-;. 이상하게 기분 좋더라. 그런 열정이 그리웠던가보다. 뭐냐 너. -_-;.

1.
안톤 코빈 선생이 조이 디비전과 이언 커티스에 관한 영화 한 편 만드는 일은 놀랍지 않다. 뭔들 못할꼬. 하지만 팬심으로 무장하여 균형과 조화를 잃지는 않는다. 안선생에게 감히 그런 의심을. 영화는 이미 알고 있던 모든 이야기를 생경하게 느껴지도록 할 정도다. 누군가의 생을 다루는 영화가 대개 그렇듯이 목적의식 하에 무엇인가 가리거나 바꾸기 때문이 아니다. 그 반대다.

미디어적 왜곡이 없는 건조함은 이언 커티스를 다시 한 번 보게 만든다. 사람들이 믿고 싶은 것, 보고 싶은 것, 알고 싶은 것만 받아들이도록 하는 기제는 그를 보호하기 위한 측면에서 진화했을 가능성이 높다. 예술가들은 그 지점을 공략한다. 있는 그대로의 그 무엇은 생경한 법이다.

약간의 상처를 대가로, 우리는 안톤 코빈과 두 가지를 공유하게 된다. 하나는 조이 디비전의 사진을 찍기 위해 영국으로 날아갔던 그의 열정. 또 하나는 연기로 화한 이언 커티스에 대한 진심어린 애도.

2.
영화는 프레임 하나 하나가 전부 작품이다. 안선생님 사진을 2시간 동안 17만장 보고 나온다고 생각하면 된다.

3.
Sam Riley는 처음엔 별로 안 닮았다...싶었는데 머리를 자르고 나서는 완전...난리. 심지어 말없는 버나드 섬너도...

X.
극장 불평 좀 하자면...

영화를 본 대영시네마 1관은 영화가 시작하고 5~10분 정도 약한 조명을 켜놓는 모양이다. 늦게 들어온 이들이 자리를 찾을 수 있도록 배려하는 뭐 그런게 아닐까 생각하는데, 상영 후 입장이 안되는 (실은 되지만...) 영화제에서 굳이 그래야되나 뭐 그렇기도 하고...암튼 그래서 시작하고 몇분간 아...원래 이런 건가...생각하면서 보고 있었는데 남아있던 조명이 꺼지는 순간 정상적인 콘트라스트 폭발. 아놔.

한편 영화 내내 초점이 살짝 나가 있었다. [Control]의 화면은 조금 특이한데, 나는 무척 마음에 들었다. 전체에 걸쳐 나타나는 엄청나게 심도가 낮고, 거기에다 관습적인 곳과는 약간 다르게 포커싱이 들어간다. 그런 특성 때문에 정상적인 초점으로 본다고 할지라도, '뭐여...어디에 핀이 들어간거야'라고 할 것 같은지라 티는 별로 안 났다. 하지만 기본적인 게 잘 안되면 짜증나는 법이다. 후반으로 갈수록 심하게 틀어지더라. 놔...

개봉하게되면 한 번 더 볼 생각. 결론은 뭐여. 영화는 졸라 좋고, 극장 불평이 절반이란 말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