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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ldplay
Viva La Vida Or Death And All His Friends
 (2008/Parlophone)
5.8

01. Life In Technicolor
02. Cemeteries Of London
03. Lost!
04. 42
05. Lovers In Japan/reign Of Love
06. Yes
07. Viva La Vida
08. Violet Hill
                                                       09. Strawberry Swing
                                                       10. Death And All His Friends

콜드플레이(Coldplay)는 스타 밴드입니다. 아무도 부정할 수 없죠. 특정 아티스트를 부각시킨 아이튠즈 광고를 기준으로 한다면 U2, 에미넴(Eminem), 밥 딜런(Bob Dylan)과 어깨를 나란히 합니다. 반면에 10년쯤 전에 함께 주목 받던 밴드들의 새 앨범 뉴스는 추억을 자극합니다. 예를 들어 스타세일러(Starsailor)나 도브스(Doves)의 신보 뉴스를 보면 이런 생각을 할 수 있죠. [Love Is Here]나 [The Last Broadcast] 같은 앨범 정말 좋았는데 말이야. 물론 현실은 [The Last Broadcast] 대신 [A Rush Of Blood To The Head]가 대성공을 거두고, 크리스 마틴(Chris Martin)은 기네스 펠트로(Gwyneth Paltrow)와 결혼하고 (심지어 잘 살고), 새 앨범은 첫 날에만 30만장을 팔면서 빌보드 톱에 오릅니다. 콜드플레이는 통산 3천만 장을 팔았습니다.

잠깐, 이 도입부는 낯익은 것입니다. 3년 전에 [X&Y]에 대해 이야기할 때도 이와 비슷한 시작을 했었습니다. 대신 모든 숫자가 2배쯤 커졌네요. 그러면 그때와 무엇이 달라진 걸까요. 크리스 마틴은 이전의 앨범들을 3부작(Trilogy)이라고 칭하면서 이번에는 새로운 것을 시도하노라 선언했습니다. 앨범 발매 근처에 이루어진 인터뷰를 보면 "기존의 우리를 버리고, 새로운 방향을 찾았다" 같은 말을 여러 번 찾을 수 있죠. 마치 [Kid A]를 만들기 전의 라디오헤드(Radiohead)를 보는 듯합니다. [OK Computer] 없는 라디오헤드. 어쨌든 브라이언 이노(Brian Eno)라는 이름은 확실히 근사합니다. 뭔가 벌어질 것 같으니까요. 그리고 보니 이 점이 콜드플레이의 매력일지도 모르겠습니다. 이번에는 뭔가?

그래서 앨범을 짤막하게 시작하는 <Life In Technicolor>는 일종의 선언 같습니다. 말하자면 [A Rush Of Blood To The Head]처럼 이번에는 끝까지 들을 수 있을까? 라는 걱정을 할 필요는 없으리라 예감할 수 있습니다. 실제로도 그렇고요. 시작부터 몰아치는 팔세토와 피아노의 폭풍이 없어도 크리스 마틴은 매력적인 곡을 쓸 수 있습니다. 하지만 그보다 중요한 것은 드디어 콜드플레이가 유기적으로 하나의 흐름을 가진 풀-렝쓰를 만들어 냈다는 겁니다. 지난 2개의 앨범에서 켄 넬슨(Ken Nelson)이 죄를 지은 것은 아닙니다만, 그는 나날이 부풀어 가는 콜드플레이 사운드를 책임지기에 적임자는 아니었습니다. 그런 의미에서 [Viva La Vida Or Death And All His Friends]는 콜드플레이의 진짜 서포모어처럼 들립니다. 안전한 수준에서 드러내는 취향과 그 복제의 모음집이었던 [Parachutes]가 데뷔작이라는 이유로 받아들여질 수 있었다면, 최소한 2번째 '앨범'은 응당 이런 모양새였어야 합니다.

그런데 흥미로운 것은 이들의 뒤늦은 진도가 받아들여지는 방식입니다. 앨범의 첫 싱글은 <Violet Hill>이고 아이튠즈 광고에는 <Viva La Vida>가 삽입되었습니다. 이 둘이 앨범의 가장 뛰어난 트랙이어서? 오히려 반대 같습니다. 이 둘은 <Yellow>이자 <In My Place>이고 <Speed Of Sound>이니까요. 쉬이 들리는 좋은 곡들이지만 콜드플레이를 한계에 묶어놓는 존재들입니다. 그렇다면 지금 우리가 보고 있는 것은 EMI라는 거대 레이블의 상업 논리와 아티스트의 예술욕이 충돌하는 현장인가요. 이 친구들도 곧 박스 셋이 나오고 베스트 앨범이 연이어 나오는 겁니까. 아닐 겁니다. 이들은 <Violet Hill>을 일주일 동안 무료로 다운로드 받도록 하는 소박한 절충을 택했거든요.

앞으로도 콜드플레이는 그 선 위에 남을 겁니다. 적당한 선호와 연민과 추억 대신에 인기와 무시의 극단에서 젊은 U2가 되겠죠. 3년 전에 이들이 정체(停滯)하고 있다고 여겼습니다만, 그보다 이것이 콜드플레이의 정체(正體)라고 하는 것이 옳겠습니다. 이제 서포모어 같은 앨범이 나왔으니 언젠가는 [The Joshua Tree]가 나올지도 모르니까 기다려보겠습니다. 그게 이 친구들의 매력이라니까요.

(for 보다, bo-da.net)